도움을 주는 방법의 하나

2008/12/15 17:53 from trip




얼마전 친구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다가, 작년에 홀로 샌프란시스코에 여행갔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여행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 열차를 타야했는데, 시간상 여유롭게 출발한게 아니라서 한번에 제대로 타고 내리기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해가며 열차에 올라탔다. 공항까지는 약 40분정도의 거리였나? 한참을 가다가 피곤이 몰려왔는지 깜빡 잠이들었다. 중간에 잠이 깨서 어리둥절 주위를 둘러보니 바깥 플랫폼에 Airport라는 단어가 보이길래 허둥지둥 짐을 챙겨서 플랫폼으로 내렸다. 일단 내려서 여기가 맞나 아닌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한 흑인이 열차에서 내려 내게로 성킁성큼 다가오더니 한마디 묻는다.

"다음 역이 공항이죠?"

졸음에서 덜 깨 어리둥절하던차 다시 플랫폼의 표지를 확인하니 다음 역이 공항이라는 표시였고, 뒤늦게 확인한 나는 그 흑인에게 "네"라고 대답하고는, 문이 채 닫기지 않은 열차에 다시 탈 수 있었다.

과연 그 흑인은 내게 확인하고자 그런 질문을 한걸까? 그랬을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내 행색이 관광객인게 뻔하고, 아마도
분명 공항으로 가는 길일텐데, 졸다가 깨서 정신없이 내리는 것을 보고, 공항은 다음역이라는 걸 알려주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런 질문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차간격이 한 20분정도라서 자칫하면 비행기 시간에 못맞출 수도 있었을텐데 덕분에 고맙게도 제시간에 도착해서 체크인할 수 있었다.

만약 도와주는 방법으로 그런 질문을 한거라면,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직설적으로 "공항은 다음역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내가 정말 그 역에 내려야하는 경우라면 그 흑인이 무안한 상황이 될 수도 있을테고, 공항까지 가야하는 상황이 맞다면, 내가 조금 머쓱해하며 고맙다는 인사치레를 주고 받았어야 할테니 말이다.

만약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사진은 플리커에서...)
Posted by hatemogi 트랙백 0 :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