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 일정이 거창해졌는지 모르겠다. 어쨌건 분명히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겠지. 여행이라고는 딱 귀찮아하며 골방에서 컴퓨터를 마주보고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게 최고의 낙이었던 내가, 어쩌다 이런 다국적 여행을 꿈꾸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만,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그리고 또 앞으로 펼쳐질 알 수 없는 일들에 가슴 두근거린다.

이번 달에 조금은 긴 여행을 시작한다. 거쳐갈 나라와 도시는 대략 다음과 같다.
일본(도쿄와 동북부 소도시들), 캐나다(밴쿠버), 미국(라스베가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워싱턴DC), 캐나다(토론토), 브라질(상파울로), 아르헨티나(부에노스 아이레스), 칠레(산티아고), 볼리비아(라파즈), 페루(리마), 스페인(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모로코(카사블랑카), 이집트(카이로), 영국(런던),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빈), 체코(프라하), 헝가리(부다페스트), 터키(이스탄불), 핀란드(헬싱키), 스웨덴(스톡홀름)
적어보니 꽤나 많군. 아직 가안이라 변화가 많겠지만, 현재까지의 여행 루트는 위와 같다. 그림에는 나와있지 않은 별도 항공편과 육로/해운 이동이 몇군데 있다. 참여할 행사로는 RailsConf, Camp Jitterbug, WWDC를 희망하고 있는데, WWDC는 아직도 일정이 나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6월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지 않을까 추측하는 정도. 세계여행중에 IT컨퍼런스 참석이라니 좀 엉뚱하기도 하다. 어차피 모든 것이 내 선택에 달려있으니 생략하는 것도 내 마음이니 걱정은 없다. 

나는 그저 내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과, 내게 다가온 책들의 메시지와, 내 안의 소리를 귀담아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일정으로 커지고야 말았다. 주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만, 내게는 부모님의 반응이 제일 놀랍고도 감동적이었다. 가까운 친구들의 '부럽다' 또는 '대단하다'라는 반응도 고맙지만, 부모님의 반응이 가장 가슴뭉클했다. 생각에는 철모르는 아들이 장가갈 나이도 지나서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쉬고 세계를 떠돌겠다는데, 크게 말리실 줄 알았다. 반응의 요약은 "잘다녀와라, 몸조심해라, 위험한 곳은 가지마라"였다. 이미 모든 일을 결심한 뒤라 부모님이 말리신다고 안갈 사항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 진심어린 격려와 응원이 너무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이 여정이 나의 꿈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내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작은 여정"의 하나가 되기를.

흐흐, 근데 이 환율은 어쩔꺼니? :)
Posted by hatemogi 트랙백 0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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