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2부는 동경에서의 4박5일 동안을 정리해본다. 1부에서 5박6일간 동북부를 돌고, 마지막날에 동경에 진입했다. 짧은 1박2일 동안 최군과 잠시 관광한 뒤, 나머지 시간은 나 홀로 예전 추억을 주워담기로 맘 정했다.

최군과의 마지막 날

내 여행의 시작을 동행한 최군은 5박6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었다. 최군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의 맥주 기념관과 도쿄돔을 가보고 싶다 했지만, 시간상 둘중 하나만 택해야하는 상황. 점심은 이미 정해 놓은 맛있는 라멘집에 가서 먹어야했기에, 에비스 맥주기념관과 도쿄돔중에 하나만 택하기로 했다. 신칸센을 탈때마다 필수 지참한 음료가 있던 우리가 선택할 여행지는 여지 없이 그 곳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 에비스 ALL MALT BEER
'


새로 나온듯한 YEBISU HOP. 약간 거칠고 강한 탄산의 맛. 꽤 괜찮았음.
이거 말고도 흰색 캔의 에비스까지 두종류가 새로 나왔더군.


맥주 시식 코너. 두가지 에비스 맥주와 두가지 유럽(독일과 영국인듯)의 맥주를 비교 시식할 수 있다.


최군과의 마지막 식사는 이 곳의 라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 2군데중 한 곳이자, 3년여간 못가봤기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아주 진한 국물의 라멘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의 라멘에 도전해 보시길. 붐비는  점심시간을 피하고자 12시전에 서둘러 갔건만, 그래도 늦었는지 20분이나 기다려서야 먹을 수 있었다. 역시 이곳의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반숙계란 아지타마의 맛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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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곳

처음 일본에 파견을 갔을 때에는 동료직원 셋이서 한집에 살았었다. 후에 다른 두 동료가 돌아가고, 나혼자 남게 되어서는 독채로 이사했지. 그렇게 두군데의 거처에서 살았던 셈. 언젠가 혼자 다시 동경에 오게되면 꼭 되찾아 가보겠다 생각했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렇게 도심에 사는 호화로운 생활은 쉽지 않다고.


욧츠야3초메역 근처에 있던 마트. 여기서 장을 보았지.
역시 나중에 이사가고야 알았지만, 도보 거리에 큰 마트가 있는 것도 아주 바람직한 일.


주말이면 종종 애용했던 집근처 프레쉬니스 버거.


우리집 옆에서 공사하느라 먼지와 소음을 일으켰던 건물이 완공되었더군. 이 건물 지으려고 그 난리였던게로군. 훗!


프레쉬니스 버거 옆에 있던 모스 버거. 두 종류 일본 버거집이 가까이 있어서 골라서 먹을 수 있었지.
맛은 둘째치고, 모스버거가 금연구역이라 더 자주 이용했었다.


집앞 교차로에서 신주쿠 방면 도로


우리가 살던 맨션. 3LDK에 호화 시설이었지만, 청소등의 관리는 열심히 안했지.


이 것이 우리가 살던 맨션. 하지만 막상 밑에서 바라보니 어느 쪽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더군. 9층이었던거 같은데...



이 프레쉬니스버거는 집에서 좀 먼 신주쿠3초메쯤에 있지만, 24시간 영업이라, 늦은시간에 배가 고플 때 여기를 가기도 했었다. 기념으로 좋아하던 테리야키버거 세트를 먹으러 갔는데, 세트는 점심시간에만 제공한다는 점원의 답변. 음, 바뀌었나보군.


여기는 나중에 독채로 이사간 맨션. 6평크기에 욕실, 세탁기, 키친, 그리고 심지어 베란다까지 있어 놀라웠던 맨션. 처음엔 그 좁은 크기에 답답했지만, 조금 지나니 다 익숙해 지더라.


문패


집근처 강가 주변에 강변공원이 있어서 가끔 조깅을 했었다. 지나가는 유람선은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유람선. 나도 두어번 탄 적 있지. 좋아하는 일본영화 "도쿄타워"에서도 저 유람선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당시엔 몰랐던, 그 공원의 이름.


집앞 도쿄메트로역. 회사까지 한방에 연결되는 지하철. 지금생각해도 이건 너무 사치스러운 생활이었던듯.
그래 그래 저런 데에 살았더랬지.




회사와 그 주변

그 짧은 일본생활중에 집도 두채 거쳐갔고, 회사도 중간에 사무실을 이사하게 되었었다. 회사 생활 나름 드라마틱 했던듯. 두 사무실 모두 진보쵸역 근처였다. 특히 첫번째 사무실은 센슈대학 근처였는데, 나중에 "여행할 권리"라는 책에서 보니, 이 근처에서 시인 "이상"이 마지막을 맞이했을 거라고 추측된다더군.


정면 멀리에 보이는 흰색 건물이 센슈대학.


이것이 첫번째 사무실이 있던 건물. 역시 호화스러웠다. 난 이곳에서 처음으로 일본의 지진을 느꼈었다. 화장실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순간이었는데, 몸이 비틀거리길래, '앗 내가 너무 힘을 줘서 빈혈이 왔나?' 생각했더랬지. 알고보니 그게 내가 느낀 첫번재 지진이었다. 몇개월 지나니, 지진에는 익숙해져서, 흔들리는 모니터 붙잡고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었다.


여기가 내가 급여통장을 개설하고 해지했던 미즈호은행 진보초역점. 그 당연한 일조차도 하나의 작은 모험이었지.


한조몬센과 토에이신주쿠센이 지나던 회사근처 진보초역


여긴 사무실 근처 한국음식점 "체고야"(최고야). 나 처음 오고 환영회를 여기서 했는데, 그 첫 회식때 만취해 실려가서, 두고두고 놀림감이 되었던 그 곳. 에효. 일어를 전혀 못할 때라, 일본인 동료직원들과 영어로 떠들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물론, 내 기억엔 그런 일 없다. 


여긴 내가 처음으로 일본 라멘을 먹었던 곳이자,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 두곳 중 나머지 하나. 한국 입맛에도 심하게 느끼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함께가는 누가 있어도 무리 없이 함께 갈 수 있다.
 

모리아와세 쥬시 츠케멘을 주문. 깨끗히 싹 다 먹었다. 역시 만족스러운 맛.


츠케멘 국물


회사앞 패밀리마트, 그안에 탁구장이 있어서, 동료들과 종종 탁구 토너먼트를 벌였었다.




귀국전, 핸드폰 해지했던 곳.


잠시 다녔던 킥복싱 도장. 당시 관장님은 일본 K1-MAX 준우승했던 분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의 사진이 걸려있는걸 보니, 관장님이 바뀌었나보다.
 

이 건물에서 프로에게 6개월정도 배우고,
나머지 기간에은 야매로 킥복싱 기반의 종합격투기를 배웠더랬지.


자주갔던 스타벅스


친절하진 않지만, 꽤 맛있던 돈까스 집.

회사 동료들과의 재회

나 귀국한 뒤 한국에도 놀러왔던 코자카이상에게 연락을 했다. 흔쾌히 저녁을 먹자고 했고, 저녁시간까지는 잠시 시간이 남아서, 일본왕궁 근처 좀 산책하고 나서 이동.





이케부쿠로의 소바집으로 이동. 코자카이상의 대학동기 주인이자 요리사인 소바집이었는데 단촐한 정겨운 분위기에다가, 맛있는 안주들. 게다가 추천메뉴들을 알아서 골라주어서 편안하게 떠들며 이거 저거 맛볼 수 있었다.



아키타 지역 명물이라는데, 굳이 이름붙이자면 하자면 "스모키 다꽝".
단무지는 단무지인데 베이컨 굽든 스모키로 구운듯 해서 독특한 맛이 있다.
맥주 안주에 제격이었다. 


이건 소바유에 고기를 구워넣은거 같은데,내 입맛엔 별로.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듯.



이건 두부요리.



이건 가지 요리인듯. 가지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꽤 먹을만했다.



코자카이상의 대학동료이자 소바야의 주인인 나카타상. 원래는 프로복서였다고. 프로복서 시절 한국의 챔피언에게 사사받았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프로 데뷔후 몇경기 치르고는 눈의 부상으로 인해 복싱계를 떠나야했고, 그 후로 소바집을 한다고 한다. 음식점 주인과 손님의 관계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대학동기인 코자카이상에게도 매우 깍뜻한 존대말 말투로 응대했다.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히 대해주어 인상적이었던 사람.


누구누구가 오는지 모르고 갔었는데, 가보니 코자카이상이 이미 다 준비해 놓은 상태, 한명씩 한명씩 퇴근후 이 소바집으로 합류했고,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의 등장에 반갑고 놀라웠다. 그들끼리도 오랜만에 만난다는 듯.


메인요리 - 타누키 소바였던가. 여러명이 먹기에 아쉬울 정도로 맛있던 소바.


모토이상. 왕년에 주니어 유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가까이 있으면 그 포스가 예술이지. 본인은 주니어라고 우기지만, 주니어라고 해도 세계 챔피언이 어디 흔한건가. 때마침 소바집 주인 프로복서와도 엘리트 스포츠 세계의 어휘를 주고받아서 신기했다.




코자카이상의 친구가 추천해준 가게로 2차이동. 난 저런 메뉴보면 도통 뭐가 뭔지 모른다. 내 일본생활의 컴플렉스(?)였던 부분. 하긴 내가 한국말을 공부하는 외국이라고 한들, "원조 무교동 낙지 볶음"따위의 어휘를 알기는 쉽지 않겠지.


코자카이상의 친구들. 전에 만났을 때는 둘다 혼전이었던거 같은데, 이번엔 둘다 유부녀가 되셨다고.


모토이상과 코자카이상. 지금은 야후재팬에서 근무하는 모토이상 말이,
자바스크립트 개발자 뽑고 있다던데, 지원해볼까? 푸흡.


생굴요리. 맛있어 보였지만, 난 굴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패쓰!


스파케티. 맥주 안주로는 불합격이지만, 맛 자체는 훌륭했다.


헤어지기 직전 마지막 한컷. 이들과의 회식은 즐겁고도 힘들다. 특히 모토이상과 무라이상은 활달하고 말이 많은 편이어서 둘의 대화를 듣고만 있어도 시간이 휙휙가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어를 배우는데 톡톡히 한몫했다. 매 회식 때가 훈련이자 레벨업의 기회였던듯. 이날도 오랜만에 한레벨 업된거 같아. 대부분의 시간을 아무말 못하고 듣기만 해야하지만, 내가 한국말로도 원래 그렇지 않던가?

오랜만에 반가웠다. 다들 나름의 위치에서 잘들 지내고 있는거 같았고.


추억의 주워담기

나름 가슴깊이 간직했던 추억을 되새겨보고자 이리저리 돌았던 동경의 여러곳, 기대했던 그대로인 곳도 있었고, 변한 곳도 있었고, 아예 없어진 곳도 있다. 예전 그대로라고 반가워할 일도, 없어졌다고 아쉬워할 일도 아니다. 그저 모든 것은 변해가는 거고, 내가 그 당시에 어떤 장소에서 경험을 했었던 것은 내 안에 담아진 추억일 뿐, 이미 그 장소의 흔적들은 많이 변했고, 나역시 그 사이 변했음이 틀림 없을테지. 잘은 모르지만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란게 그런게 아닐까? 내가 있었던 추억이 함께하는 곳이지만, 정작 그곳은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생활을 계속하고 있을뿐.

한번 떠나면 돌아갈 곳은 없다.

떠나든 남든 그 때 그 장소에서 행복한 경험해가며 즐거운 추억을 남기며 변해가면 그걸로 되는 것.



Posted by hatemogi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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