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댄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직업들을 살펴보면, IT직종을 비롯한 엔지니어 직군의 인구가 뚜렷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북미지역의 스윙판에서 직업을 물어올 때, "I'm a software engineer"같은 대답을 했다가는 "Oh, yeah, sure you are."따위의 반응을 듣기 쉽다.

얼핏 생각에 댄스와 엔지니어는 참 어울리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왜 엔지니어가 절대적으로 많은 걸로 느껴질까. 여기에 존이 얘기한 두가지 가설이 아주 와닿았다.

첫째로, 스윙댄스는 음악을 각각의 구절과 8카운트로 나누어 정확히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데, 여기에 엔지니어들의 계산적 사고가 유리할 수 있다는 가설. 음, 음악을 느끼고, 그대로 흐름을 타야하는 법인데, 계산적으로(!) 움직인다는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건 나도 초창기에는 카운트 쪼개가며 열심히 계산해댔던 것으로 보아, 부정할 수는 없는 얘기이고, 실제로 초기에는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둘째로, 이것은 존에게서 처음 들었던 발상인데, 엔지니어들이 일반적으로 사교성이 떨어지는 편인데, 스윙댄스는 별다른 일반적인 사교기술 없이도, 다른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뛰어난 사교수단이라는 것. 존은 엔지니어가 아니므로, 내게 이런 선입견을 얘기하며 상당히 조심스럽게 얘기했지만, 나역시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고,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그럴듯한 가설이라 하겠다. 이 선입견 조차 범 세계적이라는게 조금 새로웠다면 새로운 정도.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둘재 가설이 적어도 내게는 너무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 결과적으로는 나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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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한국을 떠나 수일씩의 해외여행과 수개월의 몇군데 해외 생활을 해보며 알게 됐는데, 난 김치 없이 살 수 있는 한국인인거 같다.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 없이도 너무도 잘 살 수 있는 나는, 해외생활에 잘 맞는 체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가지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한국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없다.

아무리 영어나 일어등을 열심히 한다 한들, 나의 사고체계와 몸은 한국말을 이해하고 느끼고 말할 뿐이다. 다른 언어를 십여년 하게된다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의 생각에 나의 정서에 한국말은 필수. 간혹 일본어나 영어로 느끼고 생각할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건 내겐 한국어가 필요해.

씨애틀의 한 공원의 잔디밭에 누워, 이어폰을 꽂고 한국노래를 듣다가 새삼 깨닫게 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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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계여행 프로젝트가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다. 다음주의 WWDC참석을 마지막으로 북미지역을 떠날 것 같다. 지금까지 떠돈 북미지역의 도시들을 꼽아보니 위와 같은 그림이 나왔다. 내가봐도 참 복잡하군. 북미지역을 3번 횡단하는 코스. 참석하고자 했던 행사들의 시간과 위치를 따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저런 코스가 나오기도 했고, 일부는 나의 판단착오로 생긴 문제기도 하다.

  1. 밴쿠버 (40박): 북미지역의 첫 도시. 충분한 휴식, 영어공부등을 이유로 가장 길게 체류한 도시
  2. 캐내디안 록키 (3박): 록키산맥 투어를 다녀왔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아, 눈만 실컷 보았다.
  3. 밴쿠버 (3박): 록키 다녀와서 잠시 더 체류. 계획을 잘 잡았었다면, 캘거리에서 바로 라스베가스로 빠졌음이 좋았었을 듯.
  4. 라스베거스 (8박): RailsConf2009 참석차 방문. 화려하고 즐겁지만, 그닥 다시가고 싶지 않은 향락의 도시.
  5. 워싱턴DC (4박):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촌형 방문.
  6. 뉴욕 (3박): 비티형과 만나서 여유롭게 뉴욕 관광. 지역 스윙바에도 놀러다님
  7. 몬트리올 (5박): 캐내디언 스윙 챔피언십 참석후 몬트리올 조금 관광
  8. 뉴욕 (6박): 뉴욕에 다시 복귀해서 프랭키95 파티 참석
  9. 씨애틀 (8박): 다시 미국 서부로 날아와 캠프지터벅 참석. 존네 집에서 머물며 지역 스윙바에 놀러다님
  10. 샌프란시스코(9박예정): WWDC참석을 위해 와서, 역시 스윙바에 놀러다니며 관광중
  11. 뉴욕 (0박): JFK공항에서 상파울로행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

이번 여행 전에 머물렀던 북미의 도시인 토론토, 오타와, 퀘벡씨티, 포틀랜드, LA를 포함하면, 모두 13개 도시를 살짝씩 경험한 것 같은데, 이중에는 씨애틀이 최고로 마음에 든다. 존의 말처럼 그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어쨋건 혹시나 북미지역에서 살게될 일이 있다면, 그게 씨애틀이었으면 좋겠다.

음, 원래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저 여정중에 록키산맥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역 스윙바에 놀러가봤다. 나의 여행의 적지 않은 비중이 스윙캠프에 참석하는거지만, 이렇게까지 열성(?)적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의외로 많이 다녔군. 그중에 가장 춤추기 좋은 곳은 씨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일듯. 뉴욕과 워싱턴DC가 별로였다는 점은 예상 밖이었다.

이제 곧, 북미지역의 여행을 마치고, 남미로 진입할텐데, 두근두근. 이번 여행에서 지금까지는 의사소통이 가장어려웠던 곳이 불어권인 몬트리올이었지만, 남미로 진입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겠지. 나의 스패니쉬(or 포르투기쉬) 이해율은 0%. ㅠ.ㅠ 언어도 언어고, 치안문제도 하도 얘기를 많이들어서 걱정의 비율이 꽤 높은편.

그래도 사람들을 믿으며 좋은 경험 많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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