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행사를 마지막으로, 

이후 일정을 뒤로하고, 

귀국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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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에 성능 관련한 주제가 여러개 있는데, GCD(Grand Central Dispatch)와 OpenCL가 주요하게 소개되고 있다. MacOS X Leopard의 다음 버전인 Snow Leopard에 적극 활용되는 기술들인 듯. GCD의 경우 멀티코어CPU에서의 병렬처리를 돕는 기술인것 같고, OpenCL은 CPU와 GPU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병렬 컴퓨팅 기술인것 같다. 

내가 쓰고 있는 MacBook Pro 15"만 하더라도, 듀얼코어 CPU한장에다가 GPU는 두장이 들어있다. 화면 디스플레이에는 전력소모가 적은 Integrated GPU만을 쓰고 있기때문에 나머지 한장은 완전히 놀고 있는 상황인거지. (Integrated GPU의 경우역시 거의 놀고있는걸테고 말이다)


OpenCL사이트의 소개문서에서 발췌한 그림이다. OpenCL용 C소스코드를 런타임에 원하는 타겟 프로세서용 코드로 컴파일해서 활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CPU가 될 수도 있고, 아마도 일반적으로는 GPU를 대상으로 할테다. 컴파일된 바이너리는 특정 GPU에 최적화된 코드가 실행될 테고, CPU와는 별도로 병렬 실행되는 구조이다. GPU가 잘하는 일들을 하드웨어 수준에서 빠르게 병렬처리하는 코드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겠다. (예전의 MMX나 SSE등의 SIMD기술들을 연상시킨다)

OpenCL소스코드는 C소스 비슷하게 생겼는데, 특화된 데이터타입이나 연산자들 함수들이 들어있다. 이 소스를 메인프로그램의 C코드에서 읽어들여, CL함수에 컴파일을 요청하고, 결과로 나온 커널을 실행하는 구조. 

(참고로, 아이폰 3G S에서 지원하는 OpenGL ES 2.0의 Programmable Shader의 경우에도 같은 형태의 컴파일/실행구조다)

한참 하이레벨인 루비쪽에서 놀다가, 이런 C코드 수준으로 내려와서 하드웨어 종속적인 사고를 보고 있으니 참 흥미롭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참 구차하다 싶기도 하지만, 분명 이런 성능 관련한 주제가 크게 관심있었던 매력적인 분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아마도 내가 직접 병렬처리를 활용하게 된다면 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Erlang을 쓰게 되겠지만, OpenCL같은 하드웨어와 밀접한 환경과 아이디어 자체는 흥미롭게 공부해볼 수도 있겠다. 혹시 또 알아? 내가 직접 쓰게되는 일이 생길지, 그 누구도 모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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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2009 프로젝트의 목표중 하나는 영어 실력 향상이다. 생각만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2~3개월 북미에서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저런 요령들이 생겼다. 이제 여행용 서바이벌 영어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수준. 터득한 요령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자신있게 얘기한다

영어를 잘 못한다는 생각에 우물쭈물하면서 웅얼웅얼 얘기하면 더 알아듣기 어렵다. 맞건 틀리건 주어와 술어만이라도 또박또박 크게 얘기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영어를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의사소통 자체가 중요한 것 아닌가? 발음과 엑센트를 고려하되, 정확히 입밖으로 발성한다. 잘못 이해하고, 틀렸더라도 확실하게 얘기해야, 상대방도 내가 잘못 이해한 사실을 명확히 알고, 다시 질문해오거나 넘어간다. 외국인이고, 외국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미국애들은 자기나라 말 말고 전혀 못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이 정도 얘기할 줄 아는것도 대단한거다. 자신감 갖자.

게다가, 사실상 한국인의 영어실력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럽애들하고 얘기해보면 문법도 마구 틀리고, 특히 스펠링은 완전 저질임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우리는 발음과 억양이 저질이지만, 결코 기죽지 말자. 

문장을 끝까지 이어서 얘기한다

머리 속에서 문장 만드느라고 한단어씩 끊어가며 얘기하면 알아 듣기 어렵다. 시간을 갖고 한문장 다 만든 다음에 끝까지 이어서 말한다. 중간중간 발음이나 엑센트가 틀리더라도, 문장을 다 만들어내면 전체 의미를 유추하며 이해해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문장자체를 짧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하겠다. 

문맥을 고려한다

종종 상대방의 질문을 잘 못 듣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림짐작으로 대충 이해해서 답변하거나, 다시 질문해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다시 얘기해도 못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좋은 대처방법으로는, 문맥을 고려해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어서하는게 방법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여기 온지 얼마나 됐니?'라는 질문을 했는데 '언제 여기서 떠나니?'라는 질문으로 잘못 들었다 치자. 어쨌건, 현재 문맥은 난 여행중이고, 얘는 현지인이고, 나의 여행일정에 대한 인사치례성 질문임을 파악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문맥에서의 답변은 간단하다.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줄줄줄 이어서 다 얘기하면 된다. 난 언제왔고, 여기 있은지 며칠됐고, 언제 여기서 떠나고, 그 다음은 어디로간다. 참고로 이 여행의 전체 일정은 몇개월이다. 이 정도 얘기하면, 잘못 들은 질문에 대한 정답도 다 얘기해버렸을 확률도 높고, 더 나아가, 앞으로 날아올 질문에 대한 사전 답변도 되어버린다. 게다가 줄줄줄 이어서 얘기하다보면, 스스로 영어를 잘하는 것 같은 착각도 들지 않는가? 
 
질문을 한다

생각해보라. 어떤 문제건, 질문이 쉬운가 답변이 쉬운가. 쉬운 쪽을 얼릉 선택에 자리를 내주지 말자. 일단 질문을 받으면, 문맥에 맞게 줄줄줄 답변을 한 뒤, 얼릉 질문의 주도권을 가져오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주고 받는다. 우물쭈물하며 계속 질문을 받고, 영어가 짧은 이유로 단답형으로 대답하다보면 금방 대화가 단절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여행중 대화라는게 스몰톡이다. 위의 문맥의 질문을 받았다고 하면, 줄줄줄 이어서 대답한 뒤, 상대방 눈치로 보아, 질문에 대한 명맥한 답변이 됐다는 눈치가 보이면, 바로 이어서 질문을 한다. "너는 어디서 왔니? 여기 사니? 거기는 여기서 가까운거니?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거리니? 그건 그렇고 한국에 와본 적은 있니? 없으면 앞으로 와볼 계획은 있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와보렴" 이런 질문을 준비해 놓고 주고 받으면, 어느새 의사소통이 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정 물어볼꺼 없으면 "여기 날씨는 정말 좋구나. 넌 참 좋은 도시에 산다"같은 멘트도 써먹을 수 있겠다. 핵심은 이런 문장들은 미리 생각해서 만들어 놓을 수 있다는 거고, 어디서나 반복해서 써먹을 수 있다는 거다. 


호응하며 맞장구를 친다

질문의 주도권을 갖고, 상대방의 답변을 듣고 있으면, 이해한 내용에 대해 호응하며 맞장구를 친다. "That's great", "Good for you", "yeah", "awesome", 등등등 긍정적 답변의 다양한 사례를 적절히 때맞춰 호응해줘만 줘도 대화의 템포를 늦추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 답변이 끝나기 전에 주요 포인트에 맞춰 다음 질문을 생각해 놓는 다면, 돌아올 질문에 대한 방어책도 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건 다 영어를 잘하는 척하는 법이다. 실제로 잘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래도, 최소한의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 위의 방법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에서 적어봤다.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던 중이었는데, 오늘 어머니와 통화하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래, 그 비싼 돈 들여 컨퍼런스 참가하는건데, 뭐 좀 알아는 듣고 있는거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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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꿈 하나

2009.06.11 09:10 from programming
Creating iPhone Apps that Communicate with Accessories

이번 WWDC의 전체적 관심주제는 당연히 아이폰 개발. 그중에서도 OpenGL ES에 관심이 많았다. 오늘 OpenGL에 관련한 세션이 많았는데, Intro수준의 세션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줄이 너무 길기도 했고, 나중에 동영상으로 봐도 다 따라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지. 

같은 시간에 다른 홀하는 세션 중에 위의 제목의 세션이 있었는데, 아이폰과 외부장치와의 통신을 담당하는 API 프레임웍을 소개하고 데모를 보여주는 세션이었다. 

아이폰이 외부 하드웨어와 통신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 블루투스, UART, USB. (WiFi는 논외로 하겠다). 이중에 UART/USB에 관심이 많이 갔지. 그중에도 UART를 이용한 예제는 오래전 학창시절의 꿈을 상기시켜주었다. 


학창시절의 꿈 하나

학창시절에 컴퓨터로 외부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데에 관심이 있었다. 당시 만들었던것이 장난감 탱크를 컴퓨터 키보드로 제어하는 프로그램과 인터페이스였다.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관련 지식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시 통신망에 떠돌던 패러럴 포트 연결한 LED제어 인터페이스 회로도를 구해다가 병렬로 연결해서 쿵짝쿵짝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기계적 릴레이 스위칭 회로를 병렬로 이어붙어 별도 공급하는 직류 전원의 +/-를 교체하기 위해 이래 저래 회로를 구성하느라 밤을 샜던 기억도 있다. (당시에 donny형도 함께였고). 프라모델 탱크를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PC의 패러럴포트의 4개핀을 이어 4비트로 제어했었고, 추후에 조금 확장해서, RC자동차를 제어하는 모델로 발전시켰었지. 당시 학과 동아리 전시회에도 출품했었는데, 아주 인기 만점이었다. :)

추후에 더 확장하고 싶었던 내용은, PC수준에서 RC자동차의 예상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해서, 원하는 신호를 적절한 타이밍에 내보내서, 실제 움직임이 그와 같은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자동차의 움직임 시뮬레이션이라는 분야가 "Vehicle Dynamics"라는 동역학 분야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기위해서만도 학교 도서관을 한참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찾고 나서 그 방대한 자료와 수식들에 나가떨어졌지만 말이다) 

대학 생활이라는 것이 공부말고 재밌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나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고 노느라 바빴던 것 같은데, 그 먼 기억속의 꿈이 오늘에야 다시 회상되다니, 거 참 신기하다. 

다시 해볼 수 있을까

오늘의 세션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측면의 이야기만 있어서, 어떻게 UART통신을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을 지는 깜깜하지만, 그래도 시간좀 들이다 보면 만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꿈이라는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어야한다는 (내지는 경제적 가치로 이어져야한다는) 누구도 정의하지 않은 압박으로 인해 시들어져버린 나만의 소중한 꿈들이 되살아나며, 작은 생기가 감도는 기분이다. 

또다시 어느새 시들해질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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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스런 호들갑

2009.06.09 12:59 from programming
WWDC 키노트

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의 첫째날. 첫날 아침의 키노트를 듣겠다고 아침 일찍부터 숙소를 나섰다. 일부 극성스러운 사람들은 전날 저녁부터 가서 밤새 기다리는 열성을 보였지만, 난 그보다 잠을 더 사랑하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나름 실제 진행하는 컨퍼런스 룸에서 (참가자가 너무 많아서, 일찍 간 사람이 아니면 다른 홀에서 생중계로 보아야했다) 보고자, 두시간이나 일찍 가서 줄을 섰지만, 결국 생중계로 보게되고 말았다. 생중계도 꽤 볼만하더군, 장비들이 너무 좋아서, 화면도 아주 깨끗하고, 발표자 모습도 클로즈 업해주어서 오히려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 생중계 홀은 자리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서 앞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말이다. 기대했던, 한국 아이폰 출시소식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제, 한국의 아이폰 출시 관련한 그 어떤 루머도 믿지 않겠다. 춥고 졸린 아침에 밥도 굶고 2시간이나 기다리는 호들갑도 떨지 않겠다.

개발자들, 내지는 geek들

얼마전에 조나단이랑 얘기하다가,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난 컴퓨터를 다루는 데에는 아주 능숙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는 아주 미숙하다"고. 아마도 이런 특성이 개발자들의 공통된 특성이자 문제점이 아닐까 싶어. 고작 세 번의 해외 컨퍼런스에 참석하지만, 미국의 개발자들도 비슷한 특성이 있어보인다. 

컴퓨터를 상대로 일을 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것 임을 잊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다. 이상하다, 예전 같으면 열광했을 법한 기술들에 대한 얘기들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다. '음, 그래 좋은거네, 잘했네' 정도? 

그 극성스런 호들갑들이 다 자잘한 행복거리이자 열광의 대상이었던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도 아직 몇가지 내용들은 내 가슴을 뛰게 하더군. 뼈속 깊이 개발자임에는 아직 변함 없겠지. 

이제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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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09 키노트 끝났음. 아이폰 3Gs발표도 하고, 다른나라들 출시일도 발표했지만, 여전히 한국은 없음. 설마, 귀국전에는 출시되겠지라고 기대하는 희망도 슬슬 꺼져가고... 진짜 여기서 하나 사가야하나... 새모델 출시하면서 구모델은 $99에 팔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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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미국방문의 첫번째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다운타운을 살짝 벗어난 곳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일이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극성스럽게 스윙댄스를 경험해보려 했던 것이 그 이유였고, 차로 움직인다면 약 30분 거리에 갈 수 있는 곳에 버스를 타고 오가야 했었다. 거리상 매우 가까운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걸린 시간은 편도로 약 2시간. 버스를 두번 갈아타야 했었는데, 각 버스의 배차간격이 1시간씩이었던 것.

특히 두번째 버스를 갈아 탈 때에는 주위에 아무런 불빛도 없는 한적한 정거장에서, 흑인 아저씨 한명과 함께 단둘이 버스를 기다리게 됐었다. 나에게 각인된 선입견으로는 괜히 무서웠다. 그 선입견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버스를 타서도,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 역시 시커먼 분위기가 한가득이었다.

두려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일단 미국의 대중교통이 형편없는 지역에서 차 없이 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빈민층에 속한다는 선입견이 컸을 거다. 게다가 유색인종은 무섭다는 선입견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하지만 일단, 나역시 유색인종이고, 같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빈민층인 상황이었다.

가진 자는 잃을 것을 염려해, 없는 자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나역시 별로 가진게 없다. 없는 사람이 있는 자의 무언가를 빼았고자 한다 한들, 함께 버스를 타고 있는 나의 것은 아니겠지. 게다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은 신발 한켤레, 그리고 현찰 몇 푼.

그리고 어쩌면 그건 가진 자만의 두려움일 지 모른다. 정작 없는 자는, 가진 자들의 힘을 두려워 할지도 모르지.

참, 다른 얘기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막차에 맞춰서 나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다운타운으로 오는 버스가 끊겼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끊겼을 경우에는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터미널까지 약 1시간정도를 걸어 올 생각도 있었다. 거기까지만 걸어오면 밤늦게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20여분 걷다가 깨달았지. 정면에서 불어오는 모래 폭풍에 앞으로 걷기는 커녕, 눈을 뜰 수도 없더군. 아! 여긴 원래 사막이구나. 밤에는 모래폭풍이 불어오는구나. 다행히, 막차가 남아있어서, 폭풍 피해 잠시 숨어있다가, 무사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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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2년전 포틀랜드에서의 RailsConf2007 참가후, 잠시 들렸던 도시. 아마도 처음으로 혼자 국외여행을 했던 도시인 것 같다. 그 때는 호스텔의 존재도 몰랐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묵지 못했을 것 같다. 덕분에 당시에는 거금 110달러/1박정도를 지불해가며 혼자 더블룸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나름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녔었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별로 관광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시애틀에서 걸려온 감기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 애쓰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독감에 걸려도 감기약을 먹지 않는 고집불통이지만, 여기서는 순순히 먹게된다. 설마 그 flu는 아니겠지 걱정하면서 말이다. 콜록콜록 골골골.

엊그제 도착해서, Apple WWDC가 개최될 모스콘 센터에 가서 기웃거려봤는데, 한창 JavaOne컨퍼런스가 진행중이었다. 예전같으면 억지로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참석했을텐데, 이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작년에 다녀온 cybaek형의 말을 들어보니 가격도 참 터무니 없더군. 알았다 한들 참석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WWDC역시 참 비싼 가격이지만 말이다.)

올해 2~3월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각종 참여하고 싶은 행사와, IT컨퍼런스들을 리스트업했었는데, 거기에 JavaOne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은 되짚어 볼 만 하다. 이런 외부의 정보 흐름역시,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이어지는건지, 어떻게 그 커더란 컨퍼런스가 내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던 건지 신기할 지경이란 말이지.

이곳의 날씨는 시애틀보다 좀 서늘하지만 꽤 좋은편이다. 가게들도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아서 편리하지만, 그래도 난 씨애틀이 더 좋아. 다음주 WWDC, 내 직업 커리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지금 호스텔의 로비에서 인터넷을 이용중이었는데, 옆에 있던 한 미국인이, 소파에 앉은 일렬의 네 사람이 모두 맥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건 마치 무슨 맥 TV광고를 보고 있는것 같다"고 지적했다. 풉. 이어서 받아친 사람의 질문 "누가 여기 WWDC를 위해 왔는가?" 그중 3명이 WWDC에 참석하러 왔군. 물론, 이 곳에서의 특수성을 제외하고도 북미지역에서의 맥 사용율은 꽤나 높다. 개발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을 포함해서 말이지. 웁, 글 저장하고 나니 나까지 8명으로 늘었어. 뭐야 이 호스텔, WWDC전용 숙소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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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댄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직업들을 살펴보면, IT직종을 비롯한 엔지니어 직군의 인구가 뚜렷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북미지역의 스윙판에서 직업을 물어올 때, "I'm a software engineer"같은 대답을 했다가는 "Oh, yeah, sure you are."따위의 반응을 듣기 쉽다.

얼핏 생각에 댄스와 엔지니어는 참 어울리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왜 엔지니어가 절대적으로 많은 걸로 느껴질까. 여기에 존이 얘기한 두가지 가설이 아주 와닿았다.

첫째로, 스윙댄스는 음악을 각각의 구절과 8카운트로 나누어 정확히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데, 여기에 엔지니어들의 계산적 사고가 유리할 수 있다는 가설. 음, 음악을 느끼고, 그대로 흐름을 타야하는 법인데, 계산적으로(!) 움직인다는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건 나도 초창기에는 카운트 쪼개가며 열심히 계산해댔던 것으로 보아, 부정할 수는 없는 얘기이고, 실제로 초기에는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둘째로, 이것은 존에게서 처음 들었던 발상인데, 엔지니어들이 일반적으로 사교성이 떨어지는 편인데, 스윙댄스는 별다른 일반적인 사교기술 없이도, 다른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뛰어난 사교수단이라는 것. 존은 엔지니어가 아니므로, 내게 이런 선입견을 얘기하며 상당히 조심스럽게 얘기했지만, 나역시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고,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그럴듯한 가설이라 하겠다. 이 선입견 조차 범 세계적이라는게 조금 새로웠다면 새로운 정도.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둘재 가설이 적어도 내게는 너무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 결과적으로는 나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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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한국을 떠나 수일씩의 해외여행과 수개월의 몇군데 해외 생활을 해보며 알게 됐는데, 난 김치 없이 살 수 있는 한국인인거 같다.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 없이도 너무도 잘 살 수 있는 나는, 해외생활에 잘 맞는 체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가지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한국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없다.

아무리 영어나 일어등을 열심히 한다 한들, 나의 사고체계와 몸은 한국말을 이해하고 느끼고 말할 뿐이다. 다른 언어를 십여년 하게된다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의 생각에 나의 정서에 한국말은 필수. 간혹 일본어나 영어로 느끼고 생각할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건 내겐 한국어가 필요해.

씨애틀의 한 공원의 잔디밭에 누워, 이어폰을 꽂고 한국노래를 듣다가 새삼 깨닫게 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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