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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7 world2009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버스를 타다가 (2)
약 한 달 전에, 미국방문의 첫번째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다운타운을 살짝 벗어난 곳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일이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극성스럽게 스윙댄스를 경험해보려 했던 것이 그 이유였고, 차로 움직인다면 약 30분 거리에 갈 수 있는 곳에 버스를 타고 오가야 했었다. 거리상 매우 가까운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걸린 시간은 편도로 약 2시간. 버스를 두번 갈아타야 했었는데, 각 버스의 배차간격이 1시간씩이었던 것.

특히 두번째 버스를 갈아 탈 때에는 주위에 아무런 불빛도 없는 한적한 정거장에서, 흑인 아저씨 한명과 함께 단둘이 버스를 기다리게 됐었다. 나에게 각인된 선입견으로는 괜히 무서웠다. 그 선입견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버스를 타서도,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 역시 시커먼 분위기가 한가득이었다.

두려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일단 미국의 대중교통이 형편없는 지역에서 차 없이 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빈민층에 속한다는 선입견이 컸을 거다. 게다가 유색인종은 무섭다는 선입견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하지만 일단, 나역시 유색인종이고, 같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빈민층인 상황이었다.

가진 자는 잃을 것을 염려해, 없는 자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나역시 별로 가진게 없다. 없는 사람이 있는 자의 무언가를 빼았고자 한다 한들, 함께 버스를 타고 있는 나의 것은 아니겠지. 게다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은 신발 한켤레, 그리고 현찰 몇 푼.

그리고 어쩌면 그건 가진 자만의 두려움일 지 모른다. 정작 없는 자는, 가진 자들의 힘을 두려워 할지도 모르지.

참, 다른 얘기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막차에 맞춰서 나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다운타운으로 오는 버스가 끊겼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끊겼을 경우에는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터미널까지 약 1시간정도를 걸어 올 생각도 있었다. 거기까지만 걸어오면 밤늦게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20여분 걷다가 깨달았지. 정면에서 불어오는 모래 폭풍에 앞으로 걷기는 커녕, 눈을 뜰 수도 없더군. 아! 여긴 원래 사막이구나. 밤에는 모래폭풍이 불어오는구나. 다행히, 막차가 남아있어서, 폭풍 피해 잠시 숨어있다가, 무사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 올 수 있었다.


Posted by hatemogi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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