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2009.06.25 11:09 from trip
모 이통사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소개되어 유명해진 그룹 W&Whale의 노래 제목이다. 광고의 원곡인 R.P.G.도 좋지만, 난 그 앨범에서 "오빠가 돌아왔다"라는 노래가 제일 좋다. 보컬의 보이스도 매력적이지만, 가사가 꽤 마음에 들었던 것.

늘 한마리 고독한 늑대처럼 
세상과 화해하지 못한채
매섭게 치켜 뜬 눈빛속에
화려한 슬픔을 간직한채
....
또 어딘가 먼곳을 바라보며
오빠는 가만히 노래했지
현실에 타협할 수 없었던
위대한 패배자들의 블루스
....

노래 가사의 일부인데, "세상과 화해하지 못한", "화려한 슬픔", "위대한 패배자", 이런 문구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것. 슬픔도 화려할 수 있고, 패배자도 위대할 수 있다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나 역시 돌아왔다. 원래 여행계획의 전반전의 일정만 모두 소화한채, 불현듯, 아주 갑자기 돌아와버린 것. (합리적 인간이 아닌) 합리화의 인간인 나는 이런저런 공감살만한 이유들을 떠올려봤으나, 주변사람들에게 얘기해보니, 별 실효가 없었다. 수많은 이유들을 얘기해보아도, 그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해 줄 수 없었다. 

괜찮다. 각자 독자적인 삶을 살다보면, 남들과 공감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남들과 너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일들만 일어난다면, 그역시 참 맛없는 삶 아니겠는가? 

떠났던 이유와 돌아온 이유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떠나고 싶어 떠났었고, 돌아오고 싶어져서 돌아왔다. 마음이 원했던 길을 따른 것 뿐이다. 정말 원한다는 걸 알게된다면, 그 외의 걸림돌들은 헤쳐나가는 수가 생긴다고 믿어보고 있다. 

아무튼, 난 돌아왔다. 당당한 자신감, 내 정체성, 내 꿈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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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미국방문의 첫번째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다운타운을 살짝 벗어난 곳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일이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극성스럽게 스윙댄스를 경험해보려 했던 것이 그 이유였고, 차로 움직인다면 약 30분 거리에 갈 수 있는 곳에 버스를 타고 오가야 했었다. 거리상 매우 가까운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걸린 시간은 편도로 약 2시간. 버스를 두번 갈아타야 했었는데, 각 버스의 배차간격이 1시간씩이었던 것.

특히 두번째 버스를 갈아 탈 때에는 주위에 아무런 불빛도 없는 한적한 정거장에서, 흑인 아저씨 한명과 함께 단둘이 버스를 기다리게 됐었다. 나에게 각인된 선입견으로는 괜히 무서웠다. 그 선입견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버스를 타서도,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 역시 시커먼 분위기가 한가득이었다.

두려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일단 미국의 대중교통이 형편없는 지역에서 차 없이 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빈민층에 속한다는 선입견이 컸을 거다. 게다가 유색인종은 무섭다는 선입견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하지만 일단, 나역시 유색인종이고, 같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빈민층인 상황이었다.

가진 자는 잃을 것을 염려해, 없는 자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나역시 별로 가진게 없다. 없는 사람이 있는 자의 무언가를 빼았고자 한다 한들, 함께 버스를 타고 있는 나의 것은 아니겠지. 게다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은 신발 한켤레, 그리고 현찰 몇 푼.

그리고 어쩌면 그건 가진 자만의 두려움일 지 모른다. 정작 없는 자는, 가진 자들의 힘을 두려워 할지도 모르지.

참, 다른 얘기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막차에 맞춰서 나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다운타운으로 오는 버스가 끊겼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끊겼을 경우에는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터미널까지 약 1시간정도를 걸어 올 생각도 있었다. 거기까지만 걸어오면 밤늦게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20여분 걷다가 깨달았지. 정면에서 불어오는 모래 폭풍에 앞으로 걷기는 커녕, 눈을 뜰 수도 없더군. 아! 여긴 원래 사막이구나. 밤에는 모래폭풍이 불어오는구나. 다행히, 막차가 남아있어서, 폭풍 피해 잠시 숨어있다가, 무사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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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2년전 포틀랜드에서의 RailsConf2007 참가후, 잠시 들렸던 도시. 아마도 처음으로 혼자 국외여행을 했던 도시인 것 같다. 그 때는 호스텔의 존재도 몰랐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묵지 못했을 것 같다. 덕분에 당시에는 거금 110달러/1박정도를 지불해가며 혼자 더블룸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나름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녔었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별로 관광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시애틀에서 걸려온 감기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 애쓰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독감에 걸려도 감기약을 먹지 않는 고집불통이지만, 여기서는 순순히 먹게된다. 설마 그 flu는 아니겠지 걱정하면서 말이다. 콜록콜록 골골골.

엊그제 도착해서, Apple WWDC가 개최될 모스콘 센터에 가서 기웃거려봤는데, 한창 JavaOne컨퍼런스가 진행중이었다. 예전같으면 억지로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참석했을텐데, 이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작년에 다녀온 cybaek형의 말을 들어보니 가격도 참 터무니 없더군. 알았다 한들 참석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WWDC역시 참 비싼 가격이지만 말이다.)

올해 2~3월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각종 참여하고 싶은 행사와, IT컨퍼런스들을 리스트업했었는데, 거기에 JavaOne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은 되짚어 볼 만 하다. 이런 외부의 정보 흐름역시,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이어지는건지, 어떻게 그 커더란 컨퍼런스가 내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던 건지 신기할 지경이란 말이지.

이곳의 날씨는 시애틀보다 좀 서늘하지만 꽤 좋은편이다. 가게들도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아서 편리하지만, 그래도 난 씨애틀이 더 좋아. 다음주 WWDC, 내 직업 커리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지금 호스텔의 로비에서 인터넷을 이용중이었는데, 옆에 있던 한 미국인이, 소파에 앉은 일렬의 네 사람이 모두 맥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건 마치 무슨 맥 TV광고를 보고 있는것 같다"고 지적했다. 풉. 이어서 받아친 사람의 질문 "누가 여기 WWDC를 위해 왔는가?" 그중 3명이 WWDC에 참석하러 왔군. 물론, 이 곳에서의 특수성을 제외하고도 북미지역에서의 맥 사용율은 꽤나 높다. 개발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을 포함해서 말이지. 웁, 글 저장하고 나니 나까지 8명으로 늘었어. 뭐야 이 호스텔, WWDC전용 숙소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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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한국을 떠나 수일씩의 해외여행과 수개월의 몇군데 해외 생활을 해보며 알게 됐는데, 난 김치 없이 살 수 있는 한국인인거 같다.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 없이도 너무도 잘 살 수 있는 나는, 해외생활에 잘 맞는 체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가지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한국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없다.

아무리 영어나 일어등을 열심히 한다 한들, 나의 사고체계와 몸은 한국말을 이해하고 느끼고 말할 뿐이다. 다른 언어를 십여년 하게된다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의 생각에 나의 정서에 한국말은 필수. 간혹 일본어나 영어로 느끼고 생각할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건 내겐 한국어가 필요해.

씨애틀의 한 공원의 잔디밭에 누워, 이어폰을 꽂고 한국노래를 듣다가 새삼 깨닫게 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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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계여행 프로젝트가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다. 다음주의 WWDC참석을 마지막으로 북미지역을 떠날 것 같다. 지금까지 떠돈 북미지역의 도시들을 꼽아보니 위와 같은 그림이 나왔다. 내가봐도 참 복잡하군. 북미지역을 3번 횡단하는 코스. 참석하고자 했던 행사들의 시간과 위치를 따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저런 코스가 나오기도 했고, 일부는 나의 판단착오로 생긴 문제기도 하다.

  1. 밴쿠버 (40박): 북미지역의 첫 도시. 충분한 휴식, 영어공부등을 이유로 가장 길게 체류한 도시
  2. 캐내디안 록키 (3박): 록키산맥 투어를 다녀왔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아, 눈만 실컷 보았다.
  3. 밴쿠버 (3박): 록키 다녀와서 잠시 더 체류. 계획을 잘 잡았었다면, 캘거리에서 바로 라스베가스로 빠졌음이 좋았었을 듯.
  4. 라스베거스 (8박): RailsConf2009 참석차 방문. 화려하고 즐겁지만, 그닥 다시가고 싶지 않은 향락의 도시.
  5. 워싱턴DC (4박):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촌형 방문.
  6. 뉴욕 (3박): 비티형과 만나서 여유롭게 뉴욕 관광. 지역 스윙바에도 놀러다님
  7. 몬트리올 (5박): 캐내디언 스윙 챔피언십 참석후 몬트리올 조금 관광
  8. 뉴욕 (6박): 뉴욕에 다시 복귀해서 프랭키95 파티 참석
  9. 씨애틀 (8박): 다시 미국 서부로 날아와 캠프지터벅 참석. 존네 집에서 머물며 지역 스윙바에 놀러다님
  10. 샌프란시스코(9박예정): WWDC참석을 위해 와서, 역시 스윙바에 놀러다니며 관광중
  11. 뉴욕 (0박): JFK공항에서 상파울로행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

이번 여행 전에 머물렀던 북미의 도시인 토론토, 오타와, 퀘벡씨티, 포틀랜드, LA를 포함하면, 모두 13개 도시를 살짝씩 경험한 것 같은데, 이중에는 씨애틀이 최고로 마음에 든다. 존의 말처럼 그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어쨋건 혹시나 북미지역에서 살게될 일이 있다면, 그게 씨애틀이었으면 좋겠다.

음, 원래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저 여정중에 록키산맥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역 스윙바에 놀러가봤다. 나의 여행의 적지 않은 비중이 스윙캠프에 참석하는거지만, 이렇게까지 열성(?)적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의외로 많이 다녔군. 그중에 가장 춤추기 좋은 곳은 씨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일듯. 뉴욕과 워싱턴DC가 별로였다는 점은 예상 밖이었다.

이제 곧, 북미지역의 여행을 마치고, 남미로 진입할텐데, 두근두근. 이번 여행에서 지금까지는 의사소통이 가장어려웠던 곳이 불어권인 몬트리올이었지만, 남미로 진입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겠지. 나의 스패니쉬(or 포르투기쉬) 이해율은 0%. ㅠ.ㅠ 언어도 언어고, 치안문제도 하도 얘기를 많이들어서 걱정의 비율이 꽤 높은편.

그래도 사람들을 믿으며 좋은 경험 많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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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의 집에서 신세를 지다

4월달에 밴쿠버에서 LindyBout라는 린디 페스티발에 참석했었다. 거기서 참 춤 잘춘다 싶은 동양인 외모의 리더가 있었다. 내 멋대로 해당행사에서의 최고리더로 선정했었지. 일본계 캐내디언으로 보였고, 냉정과 열정사이의 남자주인공을 닮았었다. 멋지게 수염을 기른 모습이 참 부러웠었다. (난 수염이 많지 않아서리 T.T)

몇주전에 뉴욕에서 열리는 프랭키 파티는 자원봉사로 참여했었다. 자원봉사자로서의 첫 임무는, 첫날 접수등록 받기. 영어도 잘 못하고, 접수자가 몰려들며 질문공세를 받을 때에는 진땀좀 흘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여유를 찾게 되었다.

여유롭게 등록접수를 처리하던 차에, 밴쿠버에서 봤었던 그 리더가 내 자리로 등록접수하러 왔다. 반갑게 접수처리를 해주면서, 얘기했다. 인사를 하고보니 이 친구의 이름은 Jonathan Chen. 성씨로 보니 중국계 미국인인듯.

나: 나 너 밴쿠버에서 봤다. 밴쿠버에서 온거냐?
존: 아니 난 시애틀에서 왔고, 밴쿠버에는 잠시 갔던거다.
나: 아, 나 다음주에 시애틀에 간다. 거기서도 보겠구나.
존: 아, 그러냐? 숙소는 어디로 정했냐?
나: 호스텔 잡아놨다.
존: 그러지말고, 내가 하우징 알아봐주겠다. 연락처가 어떻게 되는가?

이렇게 연결이 되었는데, 설마 진짜로 하우징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래저래 수소문하더니 결국 자기네 집에서 묵을 수 있게 해주었다. 거의 처음보는 사람이나 다름 없는데, 이런 호의를 받게 되니 놀랍기도 하고, 신세져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했는데, 마침 한국에서 온 다른분들도 다른 친구의 하우징해서 묵는다기에, 나도 존네 집에서 묵기로 했다. 총 7박8일을 존네 집에서 묵었고, 이 과한 친절함에 어리둥절 할뿐이었지.

존네 집에 와보니, 존의 집은 3층집이고 7명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모두가 손님을 환영해주는 분위기. 함께 식사도 하고, 이래저래 말도 걸어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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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네 집의 식구들: 숀, 캐런, 존, 파커,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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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켈리, 숀, 파커와 함께 뒷뜰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녁 식사. 존은 채식주의자여서, 덕분에 채식요리를 많이 맛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맛있었다.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왠지 풀포기만 먹을 것 같았는데, 나름 풀종류도 다양하고, 이런 저런 양념이 맛있게 많더라고. 채식주의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보고 싶어졌어.


조나단의 일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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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한 커뮤니티 가든에서 정원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여기는 누구나 일정크기의 작은 밭을 할당받아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다. 무료로 밭을 이용하고, 농작물도 본인이 다 가져가는 시스템. 외부로부터 스폰서를 받아서 운영기금을 확보하는 정원이었다.

여기에는 대부분 중국인 또는 한국인 어르신들이 일한다고 한다. 대부분 뒤늦게 자녀를 따라 이민 온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라 영어를 못하신다고. 그래서 존은 이분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서 어려운 점이 더러 있다고 했다. 정원이름이 Danny Woo인거보니 중국계 미국인이 만든 커뮤니티 가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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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정원을 돌보는 할머니 할어버지들의 모습도 궁금하고 해서, 정원에 구경가보기로 했다. 혹시나 도움될만한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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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관리 일을 하지만, 사무실은 따로 떨어져 있었다. 사무실 큐비클의 벽이 동양스러운게 아주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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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한국인 할머니와 한 30여분 대화를 나눴지. 존도 할머니께 궁금한게 많았고, 할머니도 존에게 궁금한게 많았다. 어설픈 영어로 통역을 잠시 해주었는데, 존의 질문을 하다보면 할머니가 따른 질문을 건네와서 중간에서 버퍼링이 아주 많이 필요해서 조금 어려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거 같아 보람됐었다.


존과 켈리가 친절했던 이유

존도 존이지만, 켈리 또한 친절히 대해준 것은 너무 의외였다. 켈리는 존과 같은 집에서 사는 아들이 둘있는 엄마인데, 존의 손님인 나를 귀찮아하기는 커녕 너무도 살갑게 대해주며, 요리도 따로 해주는 친절을 보였다. 마지막 날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 어떻게 생전 처음보는 나를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줄 수 있느냐라고 물어보았다.

둘의 관점이 조금은 달랐지만, 공통점으로는 둘다 나처럼 수개월정도 세계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종종 친절한 사람의 도움을 받았고, 자기도 언젠가 베풀고 싶었다고 하는 것. 이런 받고 또 베푸는 싸이클은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방식인 줄 알았는데, 완전한(!)미국인들인 이들로 부터 이런 선순환의 얘기를 들으니 어색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둘은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인거 같았다.

시애틀을 떠나는 마지막 날에 새벽6시에 같이 일어나서 아침까지 챙겨주고,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한국에 꼭 오라고, 내가 꼭 챙겨주겠다고 몇번씩 얘기했지만, 정말로 존이 한국에 오게 될지는 미지수. 꼭 오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말이다.

존은 참 성숙한 청년으로, 이래저래 배울게 많았다. 빈말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도 배운점이 있다고 하니,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셈.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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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2009 캐나다: 몬트리올

2009.06.02 08:08 from trip
이번 여정에서 토론토 방문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밴쿠버를 떠나며 캐나다에 다시 올 일은 없을줄 알았다. 남은 현찰 다 정리해, 딱 맞춰서 동전 정리하고 떠났었는데, 다시 몬트리올에 가게되는 상황이 되었지.

라스베가스에서의 RailsConf참석후 뉴욕의 Frankie95행사 참석 전까지 1주일넘게 시간이 비었는데, 사촌형이 있는 워싱턴DC를 들르고 나서도 여유 일정이 남은 것.

비는 기간동안 필라델피아에서 며칠간 관광할까 하다가, 뉴욕에서 합류하기로 한 비티님이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캐나다 스윙 챔피언십 행사를 다녀온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여기에 염치 불구하고 끼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이렇게 한국에서 극성스레 몬트리올(사실 몬트리올에서도 1시간여 차타고 들어가야하는 시골)까지 지역 스윙행사에 참여하는 극성을 발휘하게 되고 말았다.

사실 첫날 DJ가 완전 꽝이라서 (맨 부기음악만 틀고 T.T) 뉴욕에서 9시간여 운전해서 찾아간 피로감을 배가시켜주었다. 이래저래 '이제 그만 극성부리고 얌전히 다녀야겠다' 생각을 하며 우울해졌었다. 그러다 마지막 날 밤 시상식때, 단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상을 받게 되었다. 시상식중에, 갑자기 "어쩌구 저쩌구 from Korea"하길래, 비티형과 나 말고도 한국에서 온 사람이 있나 의아해했다. 우리는 일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데다가 행사진행이 거의 불어로 진행중이라 더 못알아듣고 주위를 두리번 거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우리에게 참가상을 준 것. 캐나다 발보아 챔피언십 2009 참가티켓과, 해당 행사 2008년의 강습 DVD. 때마침 발보아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찰나, 실비아 사익스의 강습 DVD를 받게 되니, 그간의 우울함이 한방에 날아갔다. (공짜로 뭘 받아서 그런가보다) 행사는 퀘벡시티에서 10월에 열리므로, 아마도 갈 수 없겠지.

몬트리올의 팔뤄들은 같은 북미권이라도, 약간 유럽풍이 강해서인지, 또 다른 느낌의 미인들이 많았다. 덕분에 알게된 보기 즐거운 팔뤄들도 페이스북 친구로 등록하는 소득이 있었다. (심지어 그들이 먼저 날 등록했다. 풉)

스윙계의 챔피언급인 맥스와 애니커플도 이 행사에 참여했다. 알고보니, 맥스는 프랑스에 살다가 몬트리올로 왔고, 애니는 퀘벡에서 살다가 몬트리올로 와서, 둘다 몬트리올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들의 강습은 처음 들었는데, 강습을 불어로 할줄이야. ㅠ.ㅠ

그래도, 맥스(Max)&애니(Annie)의 강습을 듣던중, 어떤 이유에선지 개인지도를 잠시 받게 되었다. 이때 얼굴을 익히게 되었는데, 그 이후 뉴욕의 프랭키 파티, 시애틀의 캠프 지터벅에도 모두 함께 하게 되면서, 맥스가 나를 알아보는 상황이 연출. 지나가다 마주치면 그가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고마운 일이 더러 있었다. (내가 그만큼 극성스러웠던 것일테지. 어쨋건 서로 아는체 할 수 있으니 반갑잖아. 이 일로, 스카이&프리다에 이어 두번째로 좋아하는 스윙강사 커플이 되었고, 이들의 강습을 쫓아듣게 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몬트리올 시내를 잠시 관광하게 되었다. 잘 몰라서 그런거겠지만, 별로 볼만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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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발견한 전파상의 간판. 저 삼성로고 언제쩍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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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권의 유럽풍 자그마한 도시 몬트리올. 짧고 간단하게 일정을 마치고, 뉴욕으로 복귀했지.

운전할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종종 운전하게 됐고, 서너시간씩 크루즈모드 없이 운전하게 됐었다. 경치도 좋고, 도로도 잘 뻗어 있어서 운전하기 그럭저럭 괜찮았다. 어렵사리 미국측 입국심사도 통과하고 신나게 달리는데, 1차선 안쪽 가장자리에서 차를 세워놓고 스피드건을 쏘고 있는 경찰을 발견했다.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이미 늦었나보다. 룸미러로 뒤를 보니, 경찰차가 차를 돌려서 나를 쫓아온다. T.T

우리 차를 쫓아온게 아니길 바랬지만, 내가 차선을 옮겨도 뒤로 따라붙더군. 결국 정지 싸인이 왔고, 갓길에 차를 세웠지. 경찰아저씨, 운전자인 나를 내리라고 했고, 난 내려서 트렁크에 있던 국제면허증과 여권을 주섬주섬 꺼냈지.

경찰아저씨: 왜 불러세웠는지 아시오?
어리버리 나: 글쎄요, 과속인가요?
경찰아저씨: 그렇소, 얼마로 달렸는지 아시오?
쫄아버린 나: 음, 아마도...... 70.......
경찰아저씨: (말을 끊으며 뭐라하려 한다...)
다급해진 나: 에서 80마일 사이였던 거 같아요. (솔직하게 불자. 도로는 시속 65마일 제한이었다)
경찰아저씨: 스피드건을 두번 쏘았는데 처음에는 81이었고, 두번째는 75이었소!
공손한 나: 아, 네, 그랬군요, 제가 너무 달렸네요.
경찰아저씨는 이래 저래 면허증과 렌터카 계약서등 서류등이 문제없는지 확인한 뒤, 내가 잠시 여행중이라는걸 확인하더니, 너그럽게 경고만 주고 보내 주었다. 벌금 안내게 된게 어찌나 고맙던지...

이런 일과 함께 도로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다시 공해와 소음과 택시의 도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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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 Jitterbug 2009에 참석차 시애틀에 와있다. 시애틀은 지금껏 내가 들려본 북미 도시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 날씨 좋을 때에 맞춰와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느낌이 좋다. 혹시나 북미지역에서 살게된다면, 그게 시애틀이었으면 좋겠다.

스타벅스 1호점이 여기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스타벅스 1호점"으로 검색해보니, 몇개의 블로그 링크가 보였는데, 첫번째 사이트에 들어가서 위치랑 정보를 좀 보다 보니, 사진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유심히 보니, 석찬님 블로그였던듯.

아무튼, 다운타운 서쪽 해안의 Public Market을 따라 걸어올라가다보니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제일 처음 스타벅스에 갔을때 마셨던 "카라멜 마키아토"를 주문(그렇다 난 달짝찌근한 커피가 좋다, 아메리카노를 주려거든 초코렛 케익과 함께 다오). 나름 1호점이라서 무언가 다른지 직원들의 친절함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마도, 나름의 홍보관(?)역할을 하니 우수사원들을 배치하나보다. 주문중에 이런저런 스몰톡을 건네오더니, 내 이름을 묻는다. 얼떨결에 스펠링을 불러줬는데, 딴게 아니라, 바리스타가 커피 준비해주면 호명하는 시스템이었던것. (내 발음이 안좋았는지, 스펠링이 틀렸다. 바리스타가 내이름을 발음하지 못해 당황한 표정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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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여행중에 값비싼 스타벅스라니... 북미여행중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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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이지만 즐겨보는 snowcat 사이트가 생각났다. 작가분이 뉴욕에서 생활중이신거 같았고, 때마침 맛있어 보이는 소시지 가게 정보가 있었던 것! 뉴욕의 마지막밤, 마지막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snowcat blog에서 본 "카레소시지" 가게 주소를 보고 찾아가기로 했지.

Wechsler's Currywurst라는 가게였고, 120 1st Ave.였는데, 주소를 내멋대로 120th & 1st ave.로 이해하고 찾아갔다. 120번지를 120번가로 이해해버리는 바람에, 한밤중에 엉뚱한 곳에서 어두운 거리를 방황하게 됐었지만, 다 이런 일도 여행의 일부겠지. (누구를 원망하랴! 내 착각인걸. 120번가 그 근처가 할렘가인지 살짝 무서웠다. T.T)

이미 늦은 시간이어서, 다시 120번지로 찾아 한참 내려간다 하더라도 문을 닫지는 않았을까 우려됐지만, 어차피 따로 갈데도 없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다시 20여분을 지하철을 타고 내려가 그 작은 소시지 가게를 찾았고, 반갑게도 밤늦게까지 하는 것 같았다.

snowcat사이트에 있던 카레소시지와 맥주한잔을 시키고 혼자 구석에 앉아 맛있게 먹고 왔지. 소시지를 S, L사이즈로 팔고 있었는데, L로 먹어도 좋을뻔 했다. S는 양적은 나에게도 아쉬운 정도. 독일 생맥주 한잔과 더불어 $10에 즐거운 야참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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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브로드웨이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뉴욕의 마지막 밤, 다시 여기를 오게 될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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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시애틀 도서관. 건물이 참 멋들어진다. 내부 시설도 아주 폼나고, 게다가 인터넷도 그냥 쓸 수 있고, 아주 흥미로운 공간이군. 이에 기념으로 플릭커에서 사진 몇장 업어다 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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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Sister's Been Blaming Everybody by Thomas Hawk 저작자 표시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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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ttle Public Library by deVo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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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ttle Public Library - Central Library, Rem Koolhaas, architect by thomwats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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