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스런 호들갑

2009. 6. 9. 12:59 from programming
WWDC 키노트

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의 첫째날. 첫날 아침의 키노트를 듣겠다고 아침 일찍부터 숙소를 나섰다. 일부 극성스러운 사람들은 전날 저녁부터 가서 밤새 기다리는 열성을 보였지만, 난 그보다 잠을 더 사랑하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나름 실제 진행하는 컨퍼런스 룸에서 (참가자가 너무 많아서, 일찍 간 사람이 아니면 다른 홀에서 생중계로 보아야했다) 보고자, 두시간이나 일찍 가서 줄을 섰지만, 결국 생중계로 보게되고 말았다. 생중계도 꽤 볼만하더군, 장비들이 너무 좋아서, 화면도 아주 깨끗하고, 발표자 모습도 클로즈 업해주어서 오히려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 생중계 홀은 자리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서 앞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말이다. 기대했던, 한국 아이폰 출시소식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제, 한국의 아이폰 출시 관련한 그 어떤 루머도 믿지 않겠다. 춥고 졸린 아침에 밥도 굶고 2시간이나 기다리는 호들갑도 떨지 않겠다.

개발자들, 내지는 geek들

얼마전에 조나단이랑 얘기하다가,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난 컴퓨터를 다루는 데에는 아주 능숙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는 아주 미숙하다"고. 아마도 이런 특성이 개발자들의 공통된 특성이자 문제점이 아닐까 싶어. 고작 세 번의 해외 컨퍼런스에 참석하지만, 미국의 개발자들도 비슷한 특성이 있어보인다. 

컴퓨터를 상대로 일을 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것 임을 잊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다. 이상하다, 예전 같으면 열광했을 법한 기술들에 대한 얘기들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다. '음, 그래 좋은거네, 잘했네' 정도? 

그 극성스런 호들갑들이 다 자잘한 행복거리이자 열광의 대상이었던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도 아직 몇가지 내용들은 내 가슴을 뛰게 하더군. 뼈속 깊이 개발자임에는 아직 변함 없겠지. 

이제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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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temogi 트랙백 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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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T_비티 2009.06.09 14:07 신고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전~혀 미숙해 보이지 않더만요... 특히 일본 사람과는 더 사근해 보이구요... 흠...

    • addr | edit/del hatemogi 2009.06.10 03:19 신고

      으흐흐. 외국에서 한국사람 만나면 제일 반갑고, 그다음은 일본사람, 그다음은 스웨덴 사람이더라구요. 형처럼 인사도 잘하고, 허그도 잘하고 해야 잘어울리는거죠. 그래도 여행중에 많이 좋아지고 있는듯.

  2. addr | edit/del | reply donny 2009.06.09 19:14

    오오~ 결국 WWDC에 갔군.
    잡스형의 키노트를 볼 수 없었음이 좀 아쉽네.
    아이폰3GS는 북미제외 76개국에 출시한다던데 그럼에도 한국은 빠졌다는... ㅋ

    나이들면서 모르는 기술이 생겨도 그리 조바심이 나지않는다는거 꼭 나쁘지많은 안을 수도 ^^

    • addr | edit/del hatemogi 2009.06.10 03:21 신고

      여기 온거 자체가 좀 극성이지. 잡스형, 평생에 한번은 봐야할텐데, 이번 기회가 아님이 아쉽군. 이제 한국 출시에 대해서는 기대없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장난감 하나 만들어야겠어.

      형도 얼릉 애플로 귀환해. ㅋㅋ 나에게 애플컴퓨터를 물려준건 형이었잖아? 벌써 한 25년 전 얘긴가?

  3. addr | edit/del | reply 은영 2009.06.10 16:06

    가끔 너의 글에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 중 하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미숙하다라든가 조용하다라는 글들..-_-
    내가 보기엔 넌 무쟈게 잘 어울리거뎡...ㅡ.ㅡ;;; 오히려 내가 부족하지..흠흠...

    • addr | edit/del hatemogi 2009.06.11 04:45 신고

      으흐, 나 안그런거야? 자신감을 심어주는군... 좀 나아지고 있긴 한데, 그래도 마이 부족하자너. 최소한(!) 윤섭정도는 되어야지.

  4. addr | edit/del | reply donny 2009.06.11 19:41

    자식 내성적인 척 하기는 ㅋㅋ

    • addr | edit/del hatemogi 2009.06.12 02:25 신고

      하하하. 다들 부정하는군. 이쯤 되면 나의 착각이었던 걸로 결론나는 건가?

  5. addr | edit/del | reply 아현 2009.09.20 14:31

    ㅋ. 어려운 질문이네. 이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얼마전에 필리핀에 다이빙을 다녀왔어. 이콜라이징과 배멀미때문에 고생하는 나를 보며 강사가 왜 다이빙을 하냐고 하더군
    여러가지 대답을 해줬는데 강사는 이해를 못하더군.
    역시 나의 공감이 남에게는 이어지기 어려운가바.ㅋㅋㅋㅋㅋ 언제나 나를 시험해 보는 나의 마음을 남에게 전하기 힘들더라고...

    • addr | edit/del hatemogi 2009.11.04 17:37 신고

      점점 각자의 길을 소신껏 즐겁게 가면 되는거 같다는 생각이 강해져. 운이 좋다면 동반자가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외로워할 수는 없는거라고 생각중. 오히려 자기만의 길이기때문에 유일한 가치가 있는거 같기도 하고..